2007년 3월 마지막 토요일, 50화를 끝으로 울트라맨 뫼비우스가 끝났다. 방영 중간부터 알게 되어서 끝내 완결까지 지켜본, 어찌보면 내 인생 최초로 시작과 끝을 지켜본 특촬물 한 편이 되겠다. 일본 내에서는 그 전까지의 울트라맨 시리즈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던 중이었고, 뫼비우스의 경우 극장판은 대박을 쳤지만 TV판은 대단하다고는 하기 힘든 시청률 수준으로 마감을 하였다고 한다. 결국 오랫만에 부활한 울트라 형제(첫 울트라맨부터 80까지의 울트라맨을 울트라 형제라고 한다. 원래는 타로우까지의 시리즈만을 인정했지만 뫼비우스에서는 레오와 80을 추가하고 막내 뫼비우스와 히카리까지 인정하고 있다.) 시리즈가 다시금 막을 내린 셈이다. 그레이트 이후의 울트라맨, 특히 티거-다이나 이후의 울트라맨은 M78 성운에 있는 빛의 나라와 관계없(다고 알고 있다)는 울트라맨들인지라 거의 관심이 없는 참이라 다음번에 또다시 새로운 울트라맨이 나온다면 가급적 빛의 나라 시리즈이길 바란다. 그러면 거기에서 또 새로운 뫼비우스를 볼 수 있을테니까.
개인적으로 꼽는 베스트 에피소드는 역시 34화 [고향없는 사나이] 편. 타로우를 시작으로 뫼비우스를 도우러 온 두 번째 울트라 형제-울트라맨 레오가 등장한 에피소드 되겠다. 일전에 레오 등장을 기뻐했던 포스팅을 적기도 했지만, 책으로만 접했던 울트라 형제들 중 가장 좋아했던 울트라맨이기도 하고, 인간체 모습없이 싸움만 하다 돌아간 타로우나 뒤에 약간은 구색맞추기라는 느낌으로 등장했던 80-울트라의 아버지-에이스-잭(돌아온 울트라맨)-세븐-울트라맨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뫼비우스를 꾸짖고, 때려눕히고(...), 레오 방영당시 세븐에게 당했던 갈굼을 되돌려 주는 등 좋은 소리만 들려주고 완곡하게 이끌어 준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엄격한 가르침을 전해주었다는 느낌이 좋았다. 특히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고독한 중년이면서도 강인한 레오의 이미지를 잘 전해준, 74년 방영당시 울트라맨 레오였던 캐릭터 오오토리 켄역을 맡았던 배우 마나츠 류씨의 연기가 마냥 순둥이이기만 했던 뫼비우스=미라이와 묘하게 잘 어울렸기 때문에 더욱 멋지지 않았나 싶다.
엔딩 완전 까발리기 입니다. 못 보신 분은 열지 마세요.
물론 레오 에피소드 이외에도 16화에 등장했다가 최종회에서 큰 도움을 준 우주검호 자무샤 에피소드라던가, 평소 뫼비우스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가 가득했던 41화의 울트라맨 80 에피스드도 무척 재밌었다. 특히 극이 후반으로 접어들었음을 직접적으로 시사했던 29~31화 3부작(은 아니지만 묶어서 보면 더욱 좋다)도 좋았고, 외전으로 3부까지 나온 초반의 라이벌 캐릭터 울트라맨 히카리(=헌터나이트 츠루기)의 등장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의 하나였다. 그러고보니 초반~중반에 걸친 토리야마 보좌관(통칭 토립삐)-마루 비서관의 개그 콤비 역할과 존재감이 약한 듯 강한 듯 마지막까지 묘한 매력을 보여준 미사키 총감대행, 착해빠진 열혈바보 아이하라 류, 나사 빠진 바람둥이 축구선수 이카루가 죠지, 강단있는 라이더 출신이자 WaT의 뮤비에서 반가웠던 카자마 마리나, 수영복 사진집이 도발적이라 놀랬던 보육원 선생님 출신 아마가이 코노미, 마지막에 과연!!!을 외치게 했던 사코미즈 대장 등의 GUYS 멤버들에 관련된 에피소드들도 상당한 재미였다.
약간 기합이 빠진 느낌도 있지만 충분히 재밌었던 극장판도 그렇고, 적어도 저 34화가 수록된 DVD만큼은 하나 소장해 두고 싶다. 그러고 보니 컬트한 인기를 가지고 있는 격투게임 울트라맨 파이팅 에볼루션 시리즈가 새로 나오게 되면 뫼비우스도 등장하게 되지 않을까. 2편까지는 그럭저럭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그 기묘한 완성도에 쓴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있는데, 뫼비우스가 등장해 준다면 특별히 하나 사줄 용의도 있는데 말이지. 아무튼, 오랫동안 매주 토요일을 기다리게 해준 뫼비우스에게 감사를. 언젠가 새로운 빛의 나라 이야기에서, 또 다른 매체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다려 본다. 뫼비우~~스!!
얼마전 소개했던 울트라맨 뫼비우스. 매주 일요일 오후의 즐거움이 되어 주는 중인데, 기쁜 소식이 있어 포스팅 해본다. 나 혼자만 기뻐할 수도 있고....
그의 왼손에 레오링이 빛난다!!(클릭하면 열기)
이번 에피소드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할 일을 꾸준히 하라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가득찬 감동 실화(?)였는데, 다 끝나고 나오는 예고편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뭐가 그리 서러운지 울고 있는 순둥이 미라이(뫼비우스) 앞에 나타난 두루마기의 아저씨가 레오로 둔갑해서 뫼비우스를 두들겨 패는 것이었다!! 뫼비우스가 맞는 것은 가슴아프지만, 레오의 컴백이 무엇보다 기뻤던 탓에 환호성을 올릴 수 밖에...
실은 영상물로는 전혀 본 적이 없고, 단지 울트라 일족이 아닌데도 지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동생 아스트라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모습, 그리고 울트라맨 킹과 세븐에게 가르침을 받는다는 설정에 반해 울트라 형제들 중 레오를 첫 손에 꼽아온지 15년... 드디어 다음주면 순둥이를 도와 싸우는 레오를 볼 수 있구나~~ 얼마전 발매된 레오 DVD의 홍보를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레오를 볼 수 있다는게 중요한 것.
참고로 위 사진 마지막에 나오는 타이틀 [고향이 없는 사나이]는 고향별을 파괴당하고 떠돌이 신세에서 울트라맨이 된 레오를 일컫는 것. 기왕이면 아스트라도 나오면 좋을텐데. 다음주 일요일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게임, 애니메이션, 특촬등 소위 덕후문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수저 두개를 뒤집어 눈에 대고 울트라맨이라고 외쳐본 기억들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친숙한 일본의 히어로. 그가 바로 울트라맨이다. 사실 울트라맨이라고 해도 서태지의 울트라매니아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80년대 후반의 비디오 초인 제트맨과 울트라맨 90, MBC에서 해줬던 애니메이션판 울트라맨(후에 울트라맨 죠니어스라는 이름으로 특촬판도 나왔다고 한다. 시리즈는 아니고 특촬버전으로 어딘가의 시리즈에서.), 사다리사의 죨리게임시리이즈, 그리고 모든 덕후문화의 총본산 [다이나믹 콩콩 대백과] 정도가 국내에 소개된 울트라맨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사실 다이나믹 콩콩 대백과 두 권 정도만 꿰고 있어도 소위 [울트라 형제]들은 다 알고 있지 싶지만. 뭐 아무튼 오랫만에 적어보는 포스팅은 최근 아주 열심히 보고 있는 영상물인 [울트라맨 40주년 기념작 TV 시리즈 울트라맨 뫼비우스]이다.
GUYS, SALLY GO!!
내 기억속의 울트라맨은 사실 영상물로는 거의 없다. 아주 나쁜 화질로 어딘가에서 친구와 함께 본 울트라맨 타로우[국내엔 초인 제트맨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를 제외하면 열심히 읽었던 다이나믹 콩콩 대백과판 울트라맨 대백과 2권의 내용과 보드게임 울트라맨 시리즈 4~5 종류 정도. 하지만 그 강렬했던 히어로의 기억은 지금도 케로로를 비롯한 여러가지 매체에서 회자되고 패러디 되며 명맥을 유지하는 만큼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어찌보면 애니메이션보다도 매니악하고 유치한 장르로 치부되는 특촬물(특수촬영의 준말..)이긴 하지만, 아무튼 울트라맨이라는 캐릭터는 처음 접한 날부터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자주가는 모 블로그에 유튜브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일본의 남자 장윤정이라고 일컬어지는 엔카가수 히카와 키요시의 무대 영상이었다. 히카와 키요시는 일본에서 아줌마부대를 몰고 다닐 정도로 인기가 많은 젊은 남자 가수인데, 가끔 엔카가 아닌 장르의 노래도 부르며 그 때는 알파벳으로 KIYOSHI 라고 이름을 바꾸어 노래를 발표한다고 한다. 아무튼 이 히카와 키요시가 노래한 방송은 우리나라의 가요무대 같은 분위기의 프로그램이었지만 히카와 키요시의 노래는 엔카가 아니었다. 未來 라는 제목의 곡으로 지난 여름 일본에서 개봉한 울트라맨 뫼비우스 극장판의 주제곡이라고 했다. 이 무대에서 무려 울트라 형제들이 무대에 직접 등장하여 히카와 키요시의 무대를 함께 꾸며주는 것이었다. 사실 울트라 형제들은 가끔 일본의 축구 경기라던가 하는 곳에 등장하는 전례가 있기는 했지만(때로는 초대 울트라맨에서 티가에 다이나까지 총출동하는 경우도..) 가장 인기가 높았던 시절의 울트라맨들이 가요 프로에 등장하는 것은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주제곡이니 당연한 일이었을까, 아무튼 그 다음번에는 뮤직스테이션에도 출연하기도 하여 상당히 즐겁게 볼 수가 있었다. 그렇게 울트라맨 뫼비우스라는 작품은 내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위에 언급한 블로그에서 무려 울트라맨 타로우가 뫼비우스에 등장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접한 뫼비우스의 정보들을 듣고 한 번 구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어찌어찌 구한 울트라맨 뫼비우스의 TV 시리즈는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영상물을 처음부터 제대로 본 울트라맨은 정말이지 처음이기도 했지만, 과거 울트라맨과 티거 이후의 울트라맨(여담이지만, 울트라맨 티거 이후의 울트라맨은 건담으로 치면 G건담 이후의 작품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의 이상적인 디자인 합성으로 느껴지는 뫼비우스의 외모도 그렇고, 세상물정 모르는 순둥이 울트라맨 뫼비우스의 인간체 [히비노 미라이]의 천진한 모습과 뫼비우스에서의 지구방위군 GUYS 동료들이 꾸며가는 활동상은 비록 아동용 특촬물답게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와 유치해 보이는 모습들이 섞여있긴 하지만 어딘지 가슴이 따뜻해지는 에피소드가 여기저기 보인다. 여기에 단순한 방위군 병사가 아닌 멤버들의 배경 이야기를 비중있게 다뤄가는 전개 방식이 재미있고, 재탕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 과거 작품들에 등장했던 인기 괴수들의 재등장 또한 반갑다. 또, 라이벌에 해당하는 헌터나이트 츠루기(나중에 울트라맨 히카리가 된다)의 존재와 루키 울트라맨 뫼비우스의 성장 스토리도 흡인력이 있다. 과거 작품들의 정통 후속작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전하는 작품의 분위기도 어딘지 옛스러운 느낌이 남아있어 그것 또한 마음에 든다. 작품은 이제 중반을 지나는 시점으로 재미있게 전개 중이라 아직 결말이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런 템포와 시나리오를 따라 오래도록 방영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타로우 등장 에피소드 이후 찾아본 외전 히카리 사가에서 등장한 조피를 보며 가장 좋아했던 레오와 그 다음으로 좋아했던 세븐도 뫼비우스와 함께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울트라맨 에이스와 타로우에서도 울트라 5형제-6형제가 모여서 함께 강적을 물리치는 에피소드가 있기도 했으니까. 다음달이면 크리스마스도 있고하니 울트라맨 에이스 때처럼 크리스마스와 관련되어 형제들이 모이는 에피소드가 하나쯤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기왕 나온다면 레오와 아스트라도 꼭 함께 나오기를...
파크호텔 린카이에서 예약증을 보여주고 짐을 맡긴 뒤, 짐과 교환할 수 있는 표딱지를 받았다. 미리 챙겨갔던 힙색에 당장 필요한 패스포트, 디카 등을 다시 확인하여 챙긴 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프론트 맞은 편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PC와 각종 여행 안내 자료가 있는 작은 방이 준비되어 있다는 대답을 듣고, 웹서핑을 시작했다. 티켓보드에서 라이브짐 티켓의 검색을 위해서였다. JK군의 아이디로 로긴해서 티켓보드와의 치열한 싸움을 곧바로 시작..
기니까 가립시다.
..하려 했지만, 이곳을 거쳐간 자랑스러운 한국인들의 다양한 흔적들 덕분에 PC의 자바버철머신이 살짝 맛이 가 있던 덕분에 티켓보드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사태에 직면했다. 결국 이런저런 세팅을 건드리고 지울 것 지우고 해서 티켓보드에서 F5 신공을 발휘하며 티켓을 찾기를 약 한시간 남짓... 티켓을 못 구할 것만 같은 알 수 없는(나중에 의미조차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중압감에 시달리는 3명과 지친 모습이 역력한 가운데 티켓을 소지하고 있는 1명의 감정이 교차하는 1시간이 지나가고, 결국 접촉을 시도한 모든 사람들에게 거절이라는 결과만을 안은채, 다른 호텔을 예약했던 미르시내님의 호텔이 있는 신사이바시 역으로 일단 이동하기로 하였다. 파크호텔 린카이의 1층에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근무하는 기념품점이 있었던 덕분에 치켓토야가 우메다 지하에 여기저기 위치해 있다는 것과 린카이 부근에는 놀고 먹을 만한 곳이 아무것도 없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조금은 가벼워진 복장으로 신사이바시로 향했다. 혼마치에서 신사이바시는 한 정거장이었지만, 린카이에서 혼마치 역까지가 또 [역에서 5분은 실제로 15분]이었고, 게다가 신사이바시역에서 미르시내님의 호텔까지도 마찬가지로 [역에서 5분은 실제로 15분]이기까지 한 덕분에 정말 원없이 걸을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일행의 짐이 가벼워져 있었다는 점과, 신사아바시역 지하도가 그럭저럭 볼거리가 있었다는 점이었달까. 그래도 혼마치역에서 린카이까지보다는 가까운 거리를 소화하여 미르시내님의 체크인을 마친 뒤, 가는 도중 보아두었던 도큐핸즈를 가보기로 했다. 여담이지만, 도큐핸즈라고 하면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주인공이 도서관 사서에게 선물한 독특한 손톱깎이를 구매한 곳이라 쓸데없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내가 좌우뇌를 완벽히 분리해서 브레인 워싱이라도 할 수 있게 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도큐헌즈는 상당히 거대한 잡화점으로, 보드게임 등의 장난감과 실생활에서 써먹기 좋은 각종 물건들을 잔뜩 파는 곳이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보였고, 요도바시 등과 마찬가지로 포인트 카드를 사용하면 뭔가 좋은 일이 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이곳을 방문한 목표였던 '고양이손'을 집어 들고 그외 이것저것을 구경한 뒤 도큐핸즈를 나섰다. 도큐핸즈멧세라는 행사를 하던 기간이라는 광고가 잔뜩 붙어 있었지만 그걸 제대로 확인할 만한 기력이 없었던 관계로 '고양이손'을 힙색에 쑤셔넣고 멀리에 뭔가 화려한 상점을 보고 도큐핸즈 맞은편 블럭으로 길을 건넜다. 가까이 가보니 최근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VODAFONE'이라는 휴대전화 취급점이어서 조금 실망했지만, 보다폰을 바라보고 뒤로 돌아 한두블럭 정도를 걸어가니, 도톰보리로 이어지는 신사이바시 거리를 만날 수 있었다. 3년전의 오사카행을 떠올리게 하는 도톰보리 거리를 따라 들어가다가 어느 오락실 앞의 UFO 캐처에서 결국 동생 ANTIDUST의 선물이 된 인형 '희철이'를 하나 뽑기도 하며 돌아다니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키란님의 안내에 따라 회전초밥집 '류구테이'에 들어갔다.
류구테이에서 먹었던 초밥중 장어초밥. 이거 찍고 배터리가 운명.. 완충했었는데!!!
일정량의 금액을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회전초밥을 먹을 수 있는 이 곳은 삿포로에서 먹었던 회전초밥보다는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가 있었다. 자리가 좋지 않아서 참치 등의 인기 메뉴가 잘 오지 않았다는 것도 좀 마이너스긴 했지만, 오랫동안 허기와 싸우며 걸어온 다리와 몸을 쉬며 체력을 회복하기에는 더할나위 없다는 것은 확실했다. 여기서 디카의 배터리가 다 되는 바람에 좋은 테러거리를 허무하게 날렸다는 것은 여기서만의 비밀.(...지랄...)평소 입이 짧기로는 라야 제일을 다투는 키란님의 15접시 신공과 쌩뚱맞은 캐러멜 푸딩-야쿠르트, 5연타 빈접시 등에 치이며얼마나 지났을까, 슬슬 라이브짐 회장인 오사카돔 근처로 가서 티켓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류구테이를 나와 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 신사이바시 역으로 향했다. 중간에 서점에 들러 밴드스코어를 조금 탐색해 보기도 하면서 신사이바시 역을 통해, 교세라돔(오사카돔) 앞 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B'z 콘서트가 열리므로 혼잡이 예상되므로 어쩌구... 그래서 열차를 증편 어쩌구... 하는 안내판을 보았다. 사실 B'z 콘서트라는 문구는 뭔가를 오려붙여 둔 것으로 보아 재활용을 하는 안내판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시리 기분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몇 정거장인가를 지나 목적지에서 내리자,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티켓 양도를 부탁한다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눈에 띄었다. 이래서 표를 구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며 제법 긴 에스컬레이터로 교세라 돔 앞으로 올라가며 시간을 확인하니 4시가 조금 지난 시간. 공연 시작까지는 아직 2시간이나 남아있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에스컬레이터를 다 오르며 임전태세의 마음가짐을 다지자마자, 뭔가 허름한 인상의 까무잡잡한 모자 아저씨가 다가왔다. [일본인 같지 않은데 표 있어? 4장이라면 충분히 있다구] 이걸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잔머리를 굴리려는 찰나, JK군이 먼저 반응했다. 주변에 경찰이 어슬렁거렸기 때문에 조금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한 장 당 15,000엔을 부르는 것을 13,000엔에 합의를 보고 3장을 구매했다. 조금 더 실갱이를 벌였으면 더 깎을 수도 있었을 것 같지만, 티켓이 눈앞에 왔다갔다 하는 판국에 그런 것은 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티켓을 손에 넣고 뛸듯이 기쁜 마음에, 디카의 배터리를 사러 기나긴 계단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니, 라야의 고참누님이신 다이스키누님과 3년전 첫 번개에서 만났던 치에상-이오리상과 만난 일행이 있었다. 전혀 뜻밖의 만남에 반가움을 잠시 나누고, 다이스키 누님 일행은 내일 공연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리시고, 키란님은 티켓을 양도받고 함께 공연을 관람할 카와카미상을 만나러 뒷모습도 매몰차게 발길을 돌려버리셨다. 결국 불경처럼 서럽게 남겨진 3명중 JK군과 미르시내님은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나는 역을 올라오자마자 무척 신경이 쓰였던 SEGA 게임센터에 가보기로 했다. 공연 시작 전인 5시50분에 게이트에서 만나기로 하고. 게임센터는 넓긴 했지만 생각보다 할만한 게임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버파5를 잭키로 했다가 어떤 울프한테 1:3으로 밀려 분패(....)하기도 하고, 하오데4를 해서 2스테이지 중반에서 죽어가며 갤러리를 모으기도 하고, 이니셜D 3rd를 열심히 하며 옆의 애인에게 자랑하는 펑크를 먼발치에서 구경하기도 하고, 소득없이 크레인게임을 조금 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신기한 것도,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어서 자판기에서 차를 한병 뽑아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센터를 나왔다.
살짝 구름낀 날씨 아래의 교세라돔을 한바퀴 둘러보고 안도 구경하고 하면서 시간을 죽이다가, 6시가 조금 지나 JK군과 합류했다. 원래 5시 50분에 만나기로 했었지만 중간에 미르시내님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찾다가 왔다고... 나는 내가 버림받는 줄 알고 불경처럼 서러워지려는 중이었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게이트를 통과하며 카메라 없다고 거짓말을(몇년만에 하는 거짓말이라 얼굴이 빨개졌을 듯) 하고, 긴 행렬을 따라 자리를 찾아갔다. 공연이 어땠는지 자세한 것은 미르시내님, 키란님, JK군의 블로그를 참고하시면 될 것이고, 내 감상은 얼마전에 적은 포스팅을 참조해 주시라. 공연을 마치고 암표를 거래했던 곳에서 미르시내님, 키란님, 카와카미상을 만나 음료를 마시며 인파가 빠질 때까지 한국 여중생들의 동인 문화와 라야의 오덕후화와 환경 오염 등의 주제로 이런저런 토론을 하다가 인파가 거의 줄어들 때 쯤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B'z가 광고했던 수퍼드라이와 삿포로의 신제품 시즈쿠. 시원하고 맛났다.
애초의 계획은 나와 JK군이 묵을 방에서 맥주라도 한잔 하며 뒤풀이를 한다...는 보람찬 것이었지만 공연을 통해 완전연소된 체력탓에 각자의 숙소로 헤어지게 되었다. 9시간 만에 린카이로 돌아와, 중간에 편의점에서 산 JK군의 아사히 수퍼드라이, 내가 고른 삿포로의 [시즈쿠], 그리고 야참으로 고른 주먹밥을 먹고 샤워를 하고, 스마스마를 조금 보다가 잠이 들었다. 참 많은 거리를 걸었고, 무척 멀리서긴 하지만 B'z의 공연을 보았고, 정말이지 긴 하루를 마감하는 잠자리였다. 꿈 한 번 꾸지 않고, 달게, 너무나 달게 잔 잠자리였다.
- 5. 2006. 08. 27.에서 계속. 앞으로 한 번이나 두 번으로 끝낼 듯 싶다.
-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거대화 한다. 울트라아이 착용!!(...알아듣는 사람이 있을까?)